나의 하루/Out of 일상(공개)

JEJU(2024.02.20~23)

dune2 2024. 3. 1. 16:18

2.20(화)

청주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예매했다. 청주공항까지 어떻게 가야 할지 찾아보니 기차는 시간이 너무 애매했다. 조치원역에서 한번 갈아타고 가야 했다. 일찍 도착해서 시간이 많이 남을 것 같았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을 찾아보니 너무 딱 맞게 도착하는 것 같았다. 항상 제주도를 갈 때마다 청주공항역까지 기차를 타고 가는 방법으로 갔다. 그래서 시간이 남더라도 여유롭게 도착해서 시간을 때우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청주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 타는데 까지 2시간이 넘는 시간이 남았다. 공항이 작아서 구경할 것도 많이 없었다. 몇 번 돌아보고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었다. 책을 읽는데 집중이 안 됐다. 수화물을 부치고 입국 수속을 마치고도 들어가서 좀 앉아있었다.

비행기를 탔을 때 같이 여행하는 친구에게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 친구는 김해공항에서 탔다. 기다리게 하는 게 미안했다. 이 친구는 착한 게 눈에 보여서 좋다. 곰돌이 푸를 닮았다.

공항에서 계속 대기하느라 피곤했다. 비행기에 기절하듯 잤다.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수화물을 찾고 나오니 친구가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랜만에 봐서 너무 반가웠다. 얼굴이 반쪽이 되어있었다. 운동하고 식단 하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많이 뺐을지는 몰랐다. 성실하게 꾸준히 목표한 것을 달성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다고 느껴졌다. 나는 많은 유혹에 쉽게 흔들리고 자기합리화하는 사람이다. 친구랑 차를 렌트했는데 나는 면허는 있지만 운전을 못해서 친구가 여행 내내 운전했다. 피곤할텐데 흔쾌히 운전하겠다고 해서 미안하고 고마웠다. 여행을 계획할 때 부딪히는 거 없이 잘 맞아서 좋았다.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은 처음이라서 일부러 나한테 다 맞춰주는 건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

먼저 우리는 차를 렌트하는 곳까지 셔틀을 타고 갔다. 차를 렌트하고 바로 수목원길 야시장으로 갔다. 먹은 게 없어서 배가 고팠지만 밥을 먹고 가면 야시장이 닫을 것 같아서 빠르게 구경하고 밥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야시장에 가니 사람이 없었다. 푸드트럭도 3개 정도 빼고 다 닫았다. 날씨가 좋지 않아서 전날에 비행기도 결항되고 그랬다. 여행하는 내내 날씨가 좋지 않다는 예보가 있었다. 그래도 왔는데 뭐라도 먹어야 할 것 같아서 흑돼지 볼카츠?를 하나 사서 나눠 먹었다. 상당히 맛있었다.

먹고 나서 바로 횟집으로 갔다. 모살물이라는 곳이었는데 전에 제주에 왔을 때도 갔던 곳이다. 가성비 좋은 집이었던 기억이 있어서 거기로 가자고 했다. 본점은 좁았던 기억이 있었다. 2호점으로 갔는데 마감했다고 본점으로 가라고 했다. 본점으로 갔는데 전에 왔을 때만큼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친구랑 모둠회를 먹었다. 배부르게 딱 좋게 먹었다. 밥을 먹고 함덕 쪽에 있는 숙소로 차를 타고 갔다. 차는 아반떼를 빌렸는데 차의 좌석이 생각보다 작았다. 근데 여행 내내 타다 보니 나중에는 적응됐다. 

숙소는 세인트비치 호텔을 예약했는데 에벤에셀이라는 호텔과 붙어있었다. 이 호텔이 특이한 게 한 건물을 두 호텔이 나눠서 쓴다. 로비도 반이 나눠져 있어서 에벤에셀 호텔의 로비를 지나서 들어가야 세인트비치 호텔이 나왔다. 우리가 받은 방도 같은 층에 에벤에셀 호텔 소유의 방들 사이에 세인트비치 호텔 소유에 방이 껴 있었다. 신기한 구조였다. 또 신기한 게 있었는데 여행 내내 3개의 숙소에 묵었는데 다 5층의 방을 받았다. 5에 뭔가 있나 보다.

숙소에서 쉬다가 바로 잤다. 다음날 일정에 우도에 가는 것이 있었는데 제주에 도착한 순간부터 우도 가기를 포기했다. 항상 제주 올 때마다 우도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번에는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ㅠㅠ 너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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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수)

아침에 일어나서 체크아웃하고 해녀김밥에 밥을 먹으러 갔다. 해녀김밥이랑 새우김밥?을 먹었는데 새우김밥이 탱글탱글하니 맛있었다. 그리고 스타벅스에 가서 제주한정 메뉴를 먹었다. 제주 비자림 콜드브루를 먹었는데 맛있었다. 주상절리 파이인가도 같이 시켜서 먹었는데 이건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차를 타고 돌하르방 미술관에 갔다. 별거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넓고 볼 것도 많아서 좋았다. 비가 와서 우산을 쓰고 돌아다니는 게 아쉬웠다. 날이 화창했으면 더 예뻤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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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백약이오름에 갔다. 대중교통을 타고 오기는 힘들 것 같은 장소였다. 다이소에서 우비를 샀었는데 오름 아래에 주차장에서 나올 때 비가 오지 않아서 우산과 우비를 모두 두고 갔는데 오름 위로 올라가니 바람이 불고 비바람이 몰아쳐서 흠뻑 젖었다. 거의 rainshower를 했다. 사진을 찍어도 안개처럼 뿌옇게 보여서 잘 나오지 않았다. 오름 위에서 한 바퀴 돌고 내려왔다. 온통 다 젖어서 바로 숙소로 옷을 갈아입어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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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를 가는 길에 원앙폭포가 있었다. 그래서 다 젖었지만 폭포에 들러서 구경을 하고 숙소에 가기로 했다. 폭포에 가니 사람이 우리 둘 밖에 없었다. 폭포로 들어가니 뒤에 한 팀이 더 왔다. 비가 와서 미끄러워서 더 조심히 움직였다. 폭포를 구경하고 바로 숙소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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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는 호텔 케니 서귀포였는데 서귀포 시장 바로 옆에 있었다. 주차타워에 차를 올리고 호텔에 들어가서 옷을 말리고 씻고 밥 먹으러 나왔다. 차를 타고 가기 싫어서 걸어갈 수 있는 곳을 찾았다. 바다를 본 돼지 서귀포점으로 가서 고기를 먹었다. 연예인들도 많이 왔던 곳이었다. 고기랑 순한을 먹었다. 순한이 진짜 맛있는 것 같다. 이때 진짜 금방 취했다. 친구도 몇 잔 먹더니 취기가 금방 올라온다고 했다. 피곤해서 그런 것 같았다.

고기 먹고 나와서 앞에 좀 걷다가 서귀포 시장에 야시장을 보러 갔다. 서귀포시장은 야시장 음식보다 소품샵 같은 구경 할 게 많은 느낌이라 동문시장과 느낌이 달랐다. 나도 서귀포 시장은 처음 가본 것 같다. 봉사 같이 갔던 누나가 귤 들어간 모찌를 꼭 먹으라고 했다. 시장 떡집에 그게 보여서 샀다. 기념품점에서 선물도 사고 제주과자들도 샀다. 그리고 숙소로 들어갔다. 숙소 1층에 편의점에서 땅콩막걸리를 사서 방에서 친구랑 먹었다. 귤 모찌는 귤이 맛이 없었다. 기대했는데 살짝 아쉬웠다. 귤이 맛있는 시기에 와서 다시 먹어봐야겠다. 막걸리 한 병으로 살짝 아쉬워서 다시 내려가서 한라봉 막걸리랑 빵빵이 맥주 멜론이랑 팥붕을 사 와서 먹었다. 한라봉 막걸리는 상한 막걸리 맛이었고, 멜론 맥주는 메로나에 화학적인 맛을 더 첨가한 맛이었고, 팥붕 맥주는 붕어빵을 갈아서 술에 섞은 맛이었다. 맛이 없었다. 전체적으로. 아침에 속이 진짜 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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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목)

아침에 기름을 넣고 건강과 성 박물관을 갔다. 입구에 조각상들부터가 선정적인 것들이 많았다. 친구랑 같이 관람하면 민망할 것 같았다. 근데 속이 너무 안 좋았다. 박물관 안에는 성과 관련된 조각상, 그림, 통계자료 등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생각보다 넓었다. 다 보는데 중간부터는 지루해지고 속도 안 좋고 피곤했다. 2층까지 있다는 사실에 당황스러웠고 2층부터는 더 대충 빨리빨리 보고 넘어갔다.

박물관을 나와서 밥을 먹으러 갔다. 원래 일정이 산방산에 가는 거라서 산방산 아래에 있는 국숫집에 갔다. 2인 세트를 먹었다. 고기국수는 설렁탕 맛이 났고 비빔국수는 쫄면 맛이 났다. 생각보다 맛있지는 않았다. 밥을 먹으러 가는 길에 노란 유채꽃들이 피어있었다. 들어갈수록 주위에 노란 꽃들이 가득해졌다. 밥을 먹고 기분이 좋아졌다. 식당 주변에서 사진을 찍었다. 여기는 꽃밭이 사유지라서 그런지 입구에 사진 찍을 시 1000원이라고 계좌번호와 함께 적혀있었다. 친구랑 나는 그냥 밖에서 사진을 찍었다. 주변에 산책을 했다. 복권집이 있어서 복권을 사려고 들어갔는데 이미 다 팔렸다고 해서 소품만 구경하다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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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걷다가 차를 탔다. 원래는 산방산 가는 건데 등산하기에 너무 피곤해서 패스하고 친구가 가고 싶다던 오설록에 갔다. 오설록에 들어가니 녹차향이 너무 좋았다. 사람들도 많았다. 비 와서 다 여기로 왔나 싶었다. 비 오는 날에는 역시 차를 마셔야 한다. 친구는 선물을 사고 나도 원래 살 생각이 없었는데 시향하고 차 하나를 샀다. 향이 너무 좋았다. 선물을 사고 녹차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맛이 진해서 좋았다. 그리고 이니스프리에 가서 화장품 구경하고 나는 립밤이랑 헤어바디 미스트를 샀다. 나와서 녹차 밭에서 사진을 찍고 차를 타고 우무에 갔다. 제주 오면 한 번쯤은 먹어봐야 하는 디저트라 친구가 먹어봤으면 싶었다. 나도 오랜만에 먹고 싶었다. 가장 기본인 커스터드랑 땅콩맛을 샀다. 우무 주변에 차 댈 곳이 없어서 친구가 차를 타고 주변을 돌았다. 나는 바로 포장해서 나와서 차를 타고 숙소에 가서 먹었다. 땅콩맛이 진짜 맛있었다. 근데 끝에 가니까 두 개 다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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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숙소에 가서 쉬다가 차를 타고 고기 먹으러 갔다. 탐라가든으로 가서 생갈비를 먹었다. 맛은 나쁘지 않았다. 무난했다. 고기 먹고 차를 반납하고 동문시장 야시장을 갔다. 돼지고기김치말이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친구도 먹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밥을 먹어서 배불렀지만 둘이서 맛있게 먹었다. 동문시장 손흥민도 봤다.ㅋㅋㅋㅋㅋ 묘하게 닮아서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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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구경 좀 하다가 제주 오면 꼭 가는 빠빠라기에 빙수를 먹으러 가려고 했다. 버스 타고 도착하니 문이 닫혀있었다. 12월부터 3월까지 휴무라고 쓰여있었다. 다른 지점까지 가기에는 시간도 애매하고 너무 피곤했다. 그래서 빙수를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날씨가 안 좋아서 이번 여행 걱정했는데 날씨가 안 좋은 것 치고는 너무 재밌고 야무지게 놀았다. 행복했다. 친구도 그랬으면 좋겠다.

 

2.23(금)

아침에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수화물을 부치고 공항을 좀 구경했다. 그리고 친구 줄 서는 것을 보고 인사하고 헤어졌다. 이제 헤어지면 언제 볼지 몰라서 친구랑 헤어지는 게 아쉬웠다. 그래도 원래 아쉬울 때 헤어져야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대회가 있어서 김포공항으로 비행기를 타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