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그릿

dune2 2024. 4. 7. 17:12
저자 엔젤라 더크워스, 출판사 비즈니스북스

이 책을 읽기 시작 한 지는 꽤 오래된 것 같다.  바쁘고 귀찮고 다른 일들이 생기면서 이 책을 읽는 것은 점점 후순위로 밀려나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 해야 할 것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었다. 이 책은 아직 내가 읽기에는 조금 어려운 책이었다. 이 책을 가장 간단하게 요약하면 '끈기를 가지고 한 가지 일에 오래 집중해서 해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아래에 이 책을 읽으면서 표시해 두었던 중요해 보이는 부분들을 적어보겠다.
 
웨스트포인트 교수로 수년째 재직 중인 군 심리학자 '마이크 매슈스'는 청년 시절 공군에서 다른 신병들과 난생처음 할 수 없는 일을 하라는 요구를 매 시간 받았다고 한다. 일부 신병들은 그만두었지만 매슈스는 그러지 않았다. 그는 위기 대처 능력과 재능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놀라운 사실을 목격했다. 실제로 훈련 도중 포기하는 신병들 중 그 이유가 능력이 부족해서인 경우는 드물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태도'였다.
 
분야에 상관없이 대단히 성공한 사람들은 굳건한 결의를 보였고 이는 두 가지 특성으로 나타났다.
첫째, 그들은 대단히 회복력이 강하고 근면했다.
둘째,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매우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그들은 결단력이 있을 뿐 아니라 나아갈 방향도 알고 있었다. 성공한 사람들이 가진 특별한 점은 열정과 결합된 끈기였다. 한마디로 그들에게는 그릿(grit)이 있었다.(Grit은 사전적으로 투지, 끈기, 불굴의 의지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열정과 집념이 있는 끈기'라는 그릿의 뜻을 한국어의 한 단어로 명확하게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성숙한 그릿의 전형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네 가지 심리적 자산이 드러났다. 이는 수년에 걸쳐 일정 순서로 발달하는 경향을 보인다.
첫째는 관심이다. 열정은 당신이 하는 일을 진정으로 즐기는 데서 시작된다. 저자가 조사했던 그릿의 전형들도 모두 자신의 일 중에서 재미가 덜한 측면이 있었고, 전혀 즐겁지 않은 잡일이지만 참고 하는 일이 적어도 한두 가지는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자기 일에 매력을 느끼고 아이 같은 호기심을 내비치는 그들은 '나는 내 일을 사랑해!'라고 온몸으로 외친다.
둘째는 연습이다. 이는 어제보다 잘하려고 매일 단련하는 종류의 끈기를 말한다. 그러니까 특정 영역에 관심을 느끼고 발전시킨 다음에는 온 마음을 다해 집중하고 난관을 극복하며 기술을 연습하고 숙달시켜야 한다. 하루에 몇 시간씩, 몇 주, 몇 개월, 몇 년 동안 자신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반복 연습해야 한다. 그릿은 현재에 안주하기를 거부한다. 관심이 무엇이든, 이미 얼마나 탁월한 수준에 이르렀든 상관없이 그릿의 전형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보다 나아질 거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셋째는 목적이다. 자신의 일이 중요하다는 확신이 열정을 무르익게 한다. 목적이 없는 관심을 평생 유지하기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동시에 타인의 안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소수는 목적의식을 일찌감치 깨닫지만, 다수는 어떤 일에 관심이 생기고 수년 동안 절제하며 연습한 뒤에야 타인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동기를 강하게 느낀다. 그러나 그릿이 발달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한다. "내 일은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중요합니다."
넷째는 희망이다. 희망은 위기에 대처하게 해주는 끈기를 말한다. 이 책에서는 관심, 연습, 목적이 다음에 희망이 논의되지만 희망이 그릿의 마지막 단계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희망은 모든 단계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상황이 어려울 때나 의심이 들 때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배우려면 맨 처음부터 끝까지 희망을 유지하는 일이 더없이 중요하다. 우리는 다양한 시점에서 크게 작게 허물어진다. 그대로 주저앉는다면 투지를 잃지만, 일어난다면 투지는 더 커진다.
 
열정을 쫓는 건 정말 허황된 일일까?
첫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개인적 관심과 일치하는 일을 할 때 직업에 훨씬 만족감을 느낀다.
둘째, 사람들은 일이 흥미로울 때 높은 성과를 올린다.
우리가 어떤 일을 시도했을 때 얼마나 좋은 결과를 얻을지 그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열망과 열정, 관심의 정도"이다.
 
스포츠심리학자인 장 코테는 놀이처럼 여유 있게 관심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단계를 건너뛰면 심각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그의 연구에 의하면 장기적으로는 로디 게인스처럼 어릴 적에 다양한 운동을 시도해 본 다음 한 종목에 전념한 프로 선수들이 대체로 성적이 훨씬 좋았다. 어릴 적의 폭넓은 경험은 어린 선수들이 어떤 운동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른 종목의 경험은 후에 보다 집중적인 훈련을 할 때 필요한 근육과 기술을 '크로스 트레이닝' 할 기회도 제공한다. 코테의 연구 결과를 보면 이런 기회를 건너뛴 선수들이 전문직 훈련을 덜 받은 또래보다 초반 경쟁에서 유리할 때도 종종 있지만 부상을 당하거나 에너지가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초보자에게는 전문가와는 다른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려 한다. 초보 단계에서는 격려와 자유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즐기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작은 승리와 박수갈채도 필요하다. 물론 약간의 비판과 교정을 위한 피드백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연습도 필요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너무 일찍, 너무 많이 제공하면 곤란하다. 초보자를 재촉하면 이제 막 올라온 흥미의 싹이 잘릴 수 있다. 한 번 잘린 싹을 되살리기는 대단히 어렵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몇 년째 하고 있지만 아직은 열정이라고 부를 수 없다면 관심을 어떻게 심화기킬 수 있을지 살펴보라. 당신의 뇌는 새로움을 갈구하기 때문에 다른 일로 옮겨 가고 싶은 유혹을 느낄 것이며 그것이 가장 타당한 행동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몇 년 이상 지속적으로 노력해보고 싶다면 오로지 마니아만이 알아볼 수 있는 미묘한 차이를 즐길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윌리엄 제임스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주의를 끄는 것은 새로움 속의 익숙함, 약간의 새로운 변화가 있는 익숙함이다."
자신의 열정을 쫓으라는 명령이 나쁜 충고는 아니다. 하지만 우선 열정을 키울 방법부터 이해하라는 주문이 더욱 유용한 조언일 것이다.
 
투지가 강한 출전자들은 열정과 끈기가 약한 경쟁자들에 비해 의식적인 연습을 한 시간이 더 길었을 뿐 아니라 그 연습이 더 즐겁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고 평가했다. 투지가 강한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의식적인 연습을 할 때 더 열심히 했다고 보고한 동시에, 연습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런 결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먼저 투지가 강한 아이들은 의식적인 연습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그러는 동안 자신의 노고에 대한 보상을 경험하면서 힘든 노력을 즐기게 됐을 가능성이 있다. '고통까지 사랑하도록 학습된다'는 설명이다. 또 한 가지는 투지가 강한 아이들이 원래 힘든 노력을 즐기기 때문에 더욱 노력하게 됐을 가능성이다. '도전을 즐기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어떤 설명이 정확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두 설명 모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노력이 어떻게든 보상을 받을 때는 노력에 대한 주관적인 경험, 즉 열심히 할 때 느끼는 기분이 실제로 변할 수 있다.
 
의식적인 연습을 100퍼센트 활용하는 법
첫째, 과학적 원리를 이해한다. 의식적인 연습의 기본 요건들은 특별할 게 없다. 심사숙고해서 목표를 정하고 하루 최대 몇 시간씩만 '양질의 훈련'을 하라.

  • 명료하게 진술된 도덕적 목표
  • 완벽한 집중과 노력
  • 즉각적이고 유용한 피드백
  • 반성과 개선을 동반한 반복

둘째, 연습을 습관화하라. 가장 편안하게 의식적인 연습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파악한다. 그런 다음에는 매일 그 시간, 그 장소에서 연습해야 한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연습하는 습관을 들이면 생각할 것도 없이 미적거리지 않고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셋째, 연습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꿔라. 영유아는 거의 항상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거듭 시도하지만 특별히 창피해하거나 불안해하지 않는다. 영유아는 실수에 개의치 않고 배움에만 몰두한다. 앉으려고 애쓰는 아기나 걸음마를 배우는 돌쟁이를 지켜보라. 실수하고 또 실수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를 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기술 수준을 능가하는 일에 온전히 집중해서 도전하고 많은 피드백을 받으며 배워간다.
 
저자는 고등학생 시절에 힘든 일을 완수한 경험이 미래에도 무슨 일이든 끝까지 해내도록 준비시키는 최선의 방법 같다고 설명했다. 빌 게이츠 역시 오래전부터 재능보다 역량을 중시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가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그래머를 채용하는 과정에 훨씬 직접적으로 개입했던 시절에는 지원자들에게 몇 시간을 걸친 지루한 트러블 슈팅(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진단해 처리하는 작업이나 과정)이 필요한 프로그래밍 과제를 주었다고 한다. 그것은 IQ검사나 프로그래밍 기술 시험이 아니었다. 어떡하든 결승선까지 가는 능력을 시험한 것이었다. 게이츠는 시작한 일을 완성한 프로그래머만 채용했다.
 
집단에 맞추려는 동조 욕구는 매우 강하다. 역사상 중요한 심리학 실험들 중 일부는 개인이 자신과 다른 행동이나 사고를 하는 집단에 금방 동조하게 되며 이는 대체로 무의식적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투지를 기르는 어려운 방법과 쉬운 방법이 있는 것 같아요. 어려운 방법은 혼자 투지를 기르는 거죠. 쉬운 방법은 인간의 기본 욕구인 동조 욕구를 활용하는 거고요. 투지가 강한 사람들 곁에 있으면 본인도 더 투지 넘치게 행동하게 되거든요."
 
뜻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지만 그릿과 가장 유사한 핀란드어는 시수(sisu)이다. 그릿은 특정 상위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열정 그리고 이를 완수하는 끈기로 규정된다. 반면에 시수는 끈기만 강조한다. 시수는 핀란드인이 정신적 유산으로 갖고 태어난다고 믿는 내적인 힘 일종의 심리적 자원을 지칭한다. 말 그래도 시수는 한 개인의 속마음, 배짱을 가리킨다.
1939년 겨울전쟁 당시 핀란드군은 세 배의 병력, 30배의 전투기, 수백 배의 탱크를 보유한 소련군에 비해 병력 면에서 열세였다. 하지만 핀라드군은 몇 달간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버텼다. 소련인을 포함해 그 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훤씬 긴 저항이었다.
시수로부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중대한 교훈이 두 가지 있다.
첫째, 자신은 힘겨운 역경도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은 그런 자아개념을 확증해 주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당신이 '시수 정신'을 가진 핀란드인이라면 어떤 일이 닥쳐도 다시 일어날 것이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시애틀 시호크스 선수라면 승부욕이 강하며 성공에 필요한 자질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패하더라도 머뭇거리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그릿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둘째, 내적 에너지원이 있다는 생각이 터무니없다 해도 비유가 이보다 적절할 수는 없다. 때로는 더 이상 아무런 힘도 낼 수 없는 어둡고 절망적인 순간에도 한 발짝씩 떼다 보면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던 일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기고는 한다.
 
JP모건체이스의 최고경영자인 제이미 다이먼이 즐겨 인용하는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연설이다.
'중요한 것은 비평가가 아닙니다. 뭐가 문제였고, 어떻게 해야 했는지 지적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공로는 실제로 경기장에 나가 얼굴이 먼지와 땀과 피로 범벅이 되도록 용감하게 싸운 사람, 거듭 실수하고 기대에 못 미쳐도 실제로 뛰는 사람, 무한한 열정과 헌신의 가치를 아는 사람, 값진 대의에 자신을 바치는 사람의 몫입니다. 그는 끝까지 노력해 마지막에 크나큰 승리를 쟁취할 것입니다. 설령 실패하는 최악의 경우라도 최소한 과감히 도전하다 실패했으므로 승리도 패배도 모르는 냉정하고 소심한 영혼들은 결코 그를 대신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이먼은 루스벨트의 시를 변형해 우리의 경영 방식이라는 제목으로 JP모건체이스 지침서에 실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결의를 다진다.",
"결단력, 탄력성, 끈기를 증명해 보인다.",
"일시적 실패를 계속 변명거리로 삼지 않는다.",
"실수와 문제를 포기할 이유가 아니라 발전의 기회로 삼는다."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행복에 관한 명언
"인생의 진정한 기쁨은 자신이 인정하는 위대한 목표를 위해 살아가는 데 있다. 우리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세상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다고 잔뜩 열을 내며 한탄하는, 질병과 원망이 가득한 사람이 아니라 자연의 힘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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